목사인 한윤수(75)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은 2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오랑캐꽃이 핀다'(박영률출판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책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책은 인구 감소 속에 우리 사회에서 필수 노동력으로 자리 잡았으나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힘겨운 삶을 조명한다.
한 소장은 2007년 6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경기도 화성시에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를 설립한 뒤 무료 법률 상담을 시작했다. 떼인 돈을 잘 받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이 몰렸다. 그러던 중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록이 국내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됐고, 그들의 삶을 2008년부터 기록하기 시작했다. 책은 그 10년의 기록을 담았다.
월급 떼인 이야기, 퇴직금 못 받은 이야기, 폭행당한 이야기, 산재 이야기, 부당해고 당한 이야기뿐 아니라 소소한 생활 이야기까지 센터를 거쳐 간 노동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전한다. 책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산업기술 연수생 제도가 시작되고 2003년에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활약한 곳은 힘들고 고되지만, 저임금인 이른바 3D 업종이다. 그들은 공장 등 산업현장을 비롯해 농업, 어업, 식당 등 서비스 분야 곳곳에 자리 잡았다.
이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중 불법체류자 규모가 작년 9월 기준(법무부 통계) 40만2천755명에 이른다. 5명 중 1명은 불법체류자인 셈이다. 법망에서 벗어난 이들이 많다 보니 산업현장에서 연간 1천억 원에 달하는 임금체불과 각종 인권유린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돈말결'이라는 말이 회자한다고 한다. "외국인은 돈 적게 줘도 되고, 말(불평)이 없고, 결근이 없다"는 뜻이다. 또한 성추행, 구타, 산재 위험 등 각종 위험에 그들의 삶은 노출돼 있다. 저자는 "출간을 마냥 기뻐하기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삶이 너무 힘겹다"면서 "(이번 책이) 우리나라 이주 노동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책은 모두 10권으로 이뤄졌다. 1~9권은 외국인 노동자 상담 사례를 담았고, 10권은 이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동국대 철학과 홍윤기 교수가 글을 엮었다. 엮는 작업만 3년여가 걸렸다고 한다.
기사출처=연합뉴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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