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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푸른 날을 생각하며

신명상 | 기사입력 2023/10/24 [07:12]

다시, 푸른 날을 생각하며

신명상 | 입력 : 2023/10/24 [07:12]

  © CRS NEWS


다시, 푸른 날을 생각하며

 

나무의 깊은 속살에는

여전히 있다, 푸른 시절이...

 

일변한 바람에, 아슬아슬 흩어지며

한잎 한잎을 잠잠히 떨군다

 

시린 하늘이 가지 사이에 들면

겨우살이 채비를 마치고

 

저무는 가을 차운 바람에

마른 잎을 마구 흩뿌린다

 

지닌 것, 모두 쓸쓸히 내리고,

아프게 빈 가지만 남기고

막막한 겨울 길을 먼저 나선다.

 

가을이 지나는 시간

겨울이 오는 계절에

봄도 그 가까이 있음을, 이미

나무는 알고 있는 것이다.

 

적막한 인고의 길을 떠나는

묵언의 나무 앞에 가직이

속삭이 듯 가만히 간다

 

아뜩한 겨울 어이할지 차마 잊고

푸른 마음에

푸른 빛을 다시 지피어 본다.

 

나무의 속살 깊이에는, 역시

 

푸른 날이 준비돼 여전히 있다.

 

▲ t신면상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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